자동차를 구매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는 ‘유지비’입니다. 특히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과연 전기차가 정말 유지비 측면에서 더 유리한 선택인지 궁금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저도 작년에 전기차를 구입하면서 가장 먼저 따져본 게 연료비와 소모품 교체비였는데요. 지금부터 전기차와 일반차의 유지비를 비교하면서, 전기차vs일반차 유지비 및 소모품 실제 체감 차이는 어떤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전기차vs일반차 연료비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연료비는 전기차와 일반차 유지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소입니다. 먼저 일반적인 가솔린 차량의 경우 리터당 연비가 약 10~12km이고, 휘발유 가격이 평균 리터당 1,700원 수준이라고 보면, 1,000km를 주행할 경우 약 14만 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반면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kWh당 5~6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고, 완속 충전 기준으로 1kWh당 약 120원, 150원(비싼곳은 290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부과됩니다. 즉, 1,000km를 주행하는 데 약 2만~3만 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급속 충전만 이용할 경우에는 요금이 1.5배~2배 정도로 오르긴 하지만, 여전히 가솔린 차량보다 훨씬 저렴하죠.
제가 실제로 운행하는 전기차(테슬라 주니퍼)는 월 평균 1,200km 정도를 주행하는데, 집에 설치한 완속 충전기를 활용해 충전비로 한 달에 약 3만 5천 원이 나옵니다. 예전 가솔린 차량을 운행할 때는 비슷한 거리로 한 달에 17만 원 정도를 주유했으니, 연료비만 따져도 월 13만 원 이상이 절약되는 셈이죠. 1년 기준으로 보면 무려 150만 원이 넘는 금액이 차이 납니다.
소모품 교체 주기와 비용에서도 큰 차이
전기차의 유지비가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소모품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대표적인 소모품으로 엔진오일, 오일필터, 미션오일, 점화플러그, 냉각수, 타이밍벨트 등이 있고, 일정 주기마다 교체가 필요합니다. 이 중에서도 엔진오일 교환은 보통 5,000~10,000km마다 진행해야 하고 비용은 5만~10만 원 수준이죠.
이외에도 브레이크 패드나 냉각수 등은 주행 거리나 차량 상태에 따라 추가 비용이 들어갑니다.
반면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엔진오일이나 점화플러그, 타이밍벨트 교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요 소모품은 브레이크 패드와 냉각수 정도인데요. 회생 제동 기능 덕분에 브레이크 마모가 적어 교체 주기가 내연기관차보다 1.5~2배 이상 길어집니다.
실제로 3년째 전기차를 운행 중인 지인은 아직 한 번도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 또한 2년째 타고 있지만 소모품 관련 비용은 0원입니다.
물론, 워셔액 보충이나 타이어 교체 등은 모든 차량에 해당하는 유지비이긴 하지만, 이 부분은 전기차와 일반차 모두 유사한 수준이라 큰 차이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요약하자면, 전기차는 주기적인 오일 교체 등 정비 항목이 훨씬 적고, 그만큼 유지보수 비용이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유지비의 맹점과 장기적 관점에서의 판단
전기차의 유지비가 분명히 낮다는 건 사실이지만, 무조건 전기차가 유리하다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초기 차량 가격’이 일반차보다 다소 높은 편이고, 배터리 보증 기간 이후 수리비가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고장이 발생할 경우 보증 기간이 끝났다면 수리비가 수백만 원까지도 올라갈 수 있어 부담이 큽니다.
또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충전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아파트에 충전기가 설치돼 있어 큰 불편은 없었지만, 친척집처럼 충전소가 멀거나 아예 없는 지역을 방문할 때는 미리 충전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반면 일반차는 주유소만 있으면 되니 훨씬 유연하죠.
다만,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전기차는 취득세 감면, 공영주차장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의 부가 혜택도 많아 장기적으로 보면 유리한 구조입니다. 결국 자신이 운행하는 환경과 주행 거리, 거주지 인프라를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