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고민을 해본다. ‘현대 아이오닉도 좋고, 기아 EV6도 평이 괜찮은데, 왜 테슬라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주변에서 테슬라를 선택한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얘기를 한다. 차 자체의 성능이 좋다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전기차랑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있어서 결국 다시 테슬라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테슬라를 몰아본 사람들은 차이점을 명확하게 체감한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내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려 한다.

전기차지만 기계가 아니라 전자제품을 타는 느낌
처음 테슬라 모델 3를 인도받았을 때 가장 크게 놀랐던 부분은 실내 디자인이었다. 스티어링 휠과 커다란 모니터 하나를 제외하면 다른 차량에서 볼 수 있는 버튼, 레버, 계기판이 전혀 없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마치 전자기기를 조작하는 느낌이 들었고, 차량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한다는 감각이 확실히 달랐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꾼 모델은 어디까지나 자동차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테슬라는 처음부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자동차를 설계한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차량의 거의 모든 기능을 터치스크린 하나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처음엔 낯설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물리 버튼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마치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런 점은 차량의 기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다른 차량은 출고된 순간의 기능이 거의 고정되지만, 테슬라는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새로운 기능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 기능이 더 똑똑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내가 타는 모델은 OTA 업데이트로 실내 카메라가 운전자 집중도를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되었고, 오토파일럿도 점점 더 부드럽게 작동하게 되었다. 차를 구입한 뒤에도 기능이 계속 추가되는 경험은 테슬라를 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율주행 기능, 기대 이상으로 실생활에서 유용하다
테슬라를 이야기할 때 자율주행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아직 국내에서 자율주행이 완전히 허용된 것은 아니고, 법적 제약도 많다.(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신규 개발자 채용을 하는것을 보면 곧 한국에도 FSD 출시가 임박한듯 하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을 사용해보면, 차선을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고 앞차를 인식해 적절히 제동과 가속을 반복하는 그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특히 장거리 운전 시 피로도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효용성이 크다. 나는 종종 서울에서 대전까지 운전할 일이 있는데,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면 한결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다.
또한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단순한 크루즈 기능이 아니라 상황 인식을 기반으로 차선 변경, 교차로 진입, 고속도로 출구 진출까지 연계되어 있어 마치 ‘운전자 보조’ 그 이상의 느낌을 준다. 이와 동시에 테슬라는 다른 브랜드와는 다르게 카메라 기반의 비전 시스템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점도 독특하다. 보통은 레이더나 라이다를 함께 사용하는데, 테슬라는 마치 사람처럼 ‘눈’으로만 보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는다. 초기에는 이 방식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는 것을 몸소 체감하게 된다.
충전 스트레스가 없는 드문 전기차, 슈퍼차저의 존재감
많은 사람이 전기차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충전 때문이다. 충전소가 많지 않다든가, 충전 시간이 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리 차가 좋아도 구매를 미루게 된다. 그런데 테슬라는 전용 초급속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를 통해 이러한 고민을 대부분 해소했다. 내 경험상 슈퍼차저가 있는 위치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이용 가능한 충전 포트 개수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계획을 짜기 매우 수월하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실제로 충전 대기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른 브랜드 차량을 타던 시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급속충전기를 기다리며 3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던 기억이 있다. 반면 테슬라는 슈퍼차저 이용자 수가 효율적으로 분산되어 있어 대부분 바로 충전이 가능했고, 20분 정도면 80% 이상 충전이 완료되었다. 장거리 주행 시 이 점이 큰 차이를 만든다. 단순히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넘어서, ‘충전에 대한 불안’을 없애준다는 측면에서 슈퍼차저는 테슬라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넘어서 하나의 기술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차량 내비게이션, 미디어 시스템, 스마트폰 앱 연동은 기본이고, 심지어 원격으로 차량을 호출하거나 실시간으로 내부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앱 하나로 차량의 위치, 배터리 상태, 충전 계획까지 모든 것이 통합 관리된다. 이런 점은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과는 사고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다가 테슬라는 단순히 차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 태양광 패널, AI 학습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 내가 테슬라를 타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차량 내부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기면서 충전을 기다리던 때였다. 다른 브랜드 차량에서는 충전 시간이 지루한 기다림이었지만, 테슬라에서는 오히려 잠깐의 휴식이 되었다. 차량이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기능한다는 점이 다른 전기차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마치며
전기차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를 이야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율주행 기능, 충전 인프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설계, 차량을 넘어선 플랫폼 생태계까지. 이 모든 요소가 단순히 ‘좋은 전기차’가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이동 수단으로 테슬라를 만들었다. 실제로 다른 전기차를 타보다가 다시 테슬라로 돌아온 사람들도 많고, 나 또한 그중 한 명이었다.
전기차를 처음 구매하거나, 브랜드 간 비교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스펙과 가격표만 비교하지 말고, ‘실제 운전하고 생활할 때 어떤 차이를 줄 수 있는가’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관점에서 보면, 테슬라는 여전히 가장 앞서 있는 전기차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